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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변호사 ‘역사의 아픔·토속·퀴어’ 대만 문학이 수놓은 서울도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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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길중 작성일25-06-23 08:16 조회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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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변호사 2025 서울국제도서전의 주빈은 대만이었다. 대만 문학은 아직 국내에 생소한 편이나, 고유한 역사와 독특한 문화를 반영한 소설들은 한국에도 몇몇 알려져 있다. 천쓰홍(49) 작가의 <귀신들의 땅>과 <67번째 천산갑>은 국내에서 3만부 넘게 인쇄됐다. 천쉐(55)의 작품은 레즈비언 문학의 경전으로 꼽히며 독보적인 관심을 받는다. 도서전을 맞아 한국을 찾은 두 사람을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오크우드프리미어호텔 코엑스에서 각각 만났다.
일제 식민 지배, 독재 정권 시기, 급속한 산업화와 빈부 격차 문제 등 대만은 한국과 비슷한 역사적 경험을 했다. 때문에 이 시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많다. 올해 내한 작가 중 한 명인 장자샹은 <밤의 신이 내려온다>에서 1947년 장제스 국민당 정권 당시 일어난 민중 봉기 ‘2·28 사건’을 다뤘다.
천쓰홍의 <귀신들의 땅>은 ‘백색 테러’(1949~1987년 계엄령이 내려졌던 대만의 국민당 독재 시기) 당시 작가의 고향이기도 한 시골 마을 용징을 배경으로 한 일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억압받는 여성들과 동성애자의 고통과 슬픔을 그렸다. 소설은 대만 양대 문학상인 금장상 문학도서부문상, 금전상 연도백만대상을 수상했다.
독재 정권 시기는 대만 국민들에게 언어생활을 포함해 큰 상처를 남겼다. 천쓰홍은 “계엄 정부에서 중국어 사용을 강제하면서 학교에서 대만어를 사용하면 처벌받았다. ‘앞으로 다시는 대만어를 쓰지 않겠다’는 팻말을 걸고 다녀야했다”고 말했다.
최근엔 장자샹처럼 일부러 대만어를 배워 작품에 활용하는 작가도 등장했다. <밤의 신이 내려온다>에는 대만어와 중국어가 섞여 쓰였다. 천쓰홍은 “나도 작품에 대만어를 조금씩 따와 쓰기도 하지만, (대만어를 완전히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장자샹처럼 완전히 창작에 활용하기는 어렵다”며 “대만어는 내게 잃어버릴 뻔한 보물”이라고 말했다.
계엄령 해제 후 사회 분위기는 개방적으로 바뀌어 갔다. 대만은 2019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다. 게이와 레즈비언이라는 성 정체성을 공개적으로 밝힌 천쓰홍과 천쉐는 도서전 기간 ‘달아나고, 돌아오다: 타이완 퀴어 문학의 여정’라는 제목으로 함께 북토크에 참여했다.
천쉐는 1995년 발표한 데뷔작 <악녀서>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여성들 사이의 정욕 묘사가 지나치다는 이유로 논쟁을 불러일으킨 작품은 큰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서는 올해 처음 공식적으로 번역돼 나왔다.
천쉐는 자신의 매니저이자 문학적 동료인 여성 파트너와 함께 도서전을 방문했다. 두 사람은 동성 결혼이 합법화 하기 10년 전부터 함께 살았다. 이 생활을 담은 이야기를 에세이 <같이 산 지 십 년>에 담기도 했다. 그는 매번 글쓰기와 사랑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말해왔는데 “둘 다 창조성을 가득한 행동”이라며 “글쓰기는 작품을 창조하고 사랑은 인생을 창조한다”고 말했다.
그에게는 흔히 레즈비언 작가라는 이름이 따라붙지만, 그의 작품세계가 여성 간의 사랑 이야기에만 머문 것은 아니다. 가난했던 시절을 다룬 <다리 위의 아이>는 그를 대만 문단에서 본격 인정받게 한 소설이다. 책은 대만 일간지 ‘중국시보’ 선정 10대 우수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천쉐는 “어릴 때 집이 파산해 가난하게 살았다. 타이중에서 좌판을 벌고 장사를 하며 지냈는데, 그 시절을 자전적으로 담았다. 이 책이 대만에서의 내 문학적 지위를 바꿔놨다”고 말했다. 실제 천쉐는 데뷔 이후에도 가족에게 생활비를 보내기 위해 타이중에 가서 옷을 파는 일을 오랫동안 해왔다.
대만 문학의 또 다른 특징은 토속적인 정서, 그중에서도 민중에 깊이 새겨진 ‘귀(鬼)’라는 소재에 천척한다는 점이다. <귀신들의 땅>은 ‘귀문’이 열려 온갖 귀신이 출몰하는 계절이 배경이다. <밤의 신이 내려온다>의 원제는 ‘야관순장’으로 밤의 신인 야관이 길 잃은 영혼과 귀신들의 행렬을 데리고 밤 행차에 나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천쓰홍은 “대만에는 ‘사람도 아니고 귀신도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사람과 귀신은 경계가 없다는 말로 대만에서 귀신은 굉장 친숙한 개념”이라며 “음력 7월 한 달은 ‘귀신의 달’이라고 불리며 풍성한 제사 음식으로 귀신을 달래는 풍습도 있다”고 했다.
소설 속에서 귀신은 현실에서 극복할 수 없는 인간의 한을 죽어서야 풀어내는 도구가 된다. 작가는 “과거의 귀신은 대부분 여성이었는데, 힘을 가지지 못했던 여성들이 귀신이 되어서야 초능력 같은 힘을 가지고 복수를 했던 것”이라며 “결국 귀신이라는 것은 사회에 대한 반응”이라고 했다.
천쓰홍, 천쉐 작가의 작품을 포함해 다수 중화권 문학 작품을 번역해 온 김태성 번역가는 대만 문학에 대해 “중국 본토 문학에 비해 소재 등에서 더 자유롭다는 것이 대만 문학의 특징”이라며 “천쓰홍의 작품은 주제나 구성, 표현, 수사 등이 모두 적당한 중용을 가지고 있다. 재밌는 소설이 갖춰야 할 요소를 다 갖췄다. 천쉐의 경우 글에서 대중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천쓰홍은 공식적으로 두 번, 지난해에는 개인적으로 한국을 찾는 등 한국에 관심이 많다. 차기작은 “서울과 관련한 사랑 얘기”라고 했다. 지난해 불법 계엄 이후 이어진 한국의 정치 사황에 대해서도 “한국의 정치 상황을 보면 K-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대만도 비슷하다. 대만 사람들도 시위하는 것, 목소리 내는 것을 좋아한다. 좋은 모습이라 생각한다. 자유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올해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는 천쉐는 “지난해 한강이 노벨상을 받았을 때 결국 ‘아시아 여성의 목소리를 전 세계가 인정한 것’이라는 생각에 함께 기뻤다”며 “한국의 여성작가들이 재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초대형 벙커버스터 12발은 지하 80m 깊이 이란 포르도 핵시설을 완전히 파괴했을까.
21일(현지시간) 미국은 B-2 스텔스 폭격기 6대에 무게가 13t이 넘는 초대형 관통 폭탄(MOP)인 GBU-57 12개를 싣고 포르도 지하 핵시설에 투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격 후 대국민담화에서 “이란의 주요 우라늄 농축 시설을 완전하게 제거했다”고 자신했지만, 이란은 미국 공격 전 핵심 핵시설을 다른 곳으로 옮겼으며, 포르도 핵시설 피해도 심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미국의 공격 이후에도 “핵시설 외부 방사능 수치가 증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란 원자력청(AEOI)은 22일 포르도와 이스파한, 나탄즈 핵시설이 미국의 폭격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AEOI는 미국의 공격으로 인한 피해 규모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AEOI는 “적들의 사악한 음모가 핵 순교자들의 피로 이뤄진 이 국가 산업(핵) 발전의 길을 멈추지 못할 것”이라며 미국 공격에도 불구하고 핵 활동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AEOI 산하 원자력안전센터는 핵시설 근처 “방사능 오염 흔적이 기록되지 않았다”며 해당 시설 주변 거주민들에게 위험은 없다고 밝혔다. IAEA도 엑스를 통해 “현재까지 원전 외부 방사능 수치 증가가 보고되지 않았다”며 “더 많은 정보가 확보되는 대로 추가 평가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원자력방사능규제청(NRRA)도 미국 공격 후 걸프 지역에 방사능 영향이 감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란은 핵시설 피해 수준이 심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마난 라이시 이란 국회의원은 “이번 공격은 피상적 수준이며, 시설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지 못했다”며 “타격을 받은 곳은 대부분 지상 시설로, 완전히 복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란이 미국 공격을 예상해 미리 핵시설을 이전했다는 이란 당국자 발언도 나왔다. 메흐디 모하마디 이란 국회의장 보좌관은 엑스에 “이란은 며칠 동안 포르도 시설에 대한 공격을 예상하고 핵시설을 대피시켰다”며 “오늘 공격으로 인한 회복 불가능한 피해는 없다”고 주장했다. 전날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장성 모센 레자이에는 “모든 농축 물질은 옮겨진 상태이며, 안전한 장소에 있다”며 이란이 핵물질을 계속 보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이란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미국이 원하는 이란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선 숨겨진 핵시설 추적에 나서야 할 수도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핵 협상에서 이란의 조건을 받아들일지, 이란의 숨겨진 핵 물질을 찾기 위해 길고 어려운 추적을 해야 하는 위험을 감수할지 선택하라는 딜레마를 미국과 국제사회에 던져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포르도 핵시설 타격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GBU-57이 지하 80~90m 깊숙이 자리 잡은 것으로 추정되는 포르도 지하 핵시설을 파괴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됐다.
GBU-57는 지하 약 60m까지 관통할 수 있는데, 포르도 핵시설은 그보다 더 깊은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포르도 핵시설 파괴를 위해선 GBU-57 여러 발이 동일한 지점에 정확히 투하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미국은 포르도 핵시설 완파를 위해 총 12발의 GBU-57을 투하했다.
시내버스 배차 간격을 지키지 못하면 시말서를 쓰는 등 업무상 스트레스로 적응장애 진단을 받았는데도 ‘개인적 문제’라며 근로복지공단이 산업재해를 인정하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22일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고법 행정3부(재판장 윤강열)는 지난 12일 서울의 한 시내버스 업체 소속 기사였던 구자연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 처분 취소 소송에서 구씨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운행업무 평가 결과의 실명 공개, 시말서 징구로 인한 원고의 적응장애를 버스 운행사원이라면 당연히 따라야 하는 업무지시에 대한 개인의 스트레스 문제라고 한정하거나 단정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밝혔다.
1998년부터 버스 기사로 일한 구씨는 2018년 A사에 입사했다. 회사는 2021년 11월부터 매월 버스정보안내 단말기 데이터를 게시판에 실명으로 공개했다. ‘배차 정시성’ 기준에 미달하는 직원들은 사무실로 불러 시말서를 쓰게 했다. 서울시는 2021년 7월 시내버스 회사 평가 항목 중 배차 정시성 기준을 강화하고, 매년 65개 회사 중 상위 40곳에 성과이윤을 차등지급했다.
구씨는 위험하게 운전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노선의 신호 체계와 주기를 알기 때문에 배차 시간에 쫓기면 무리하게 액셀을 밟아서라도 갔다”고 했다. 교통사고로 크게 다치거나 압박을 견디지 못해 퇴사하는 동료들도 있었다. 구씨는 2022년 5월 서울시청 앞에서 시내버스 정시성 평가 철회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구씨는 2021년 11월8일과 12월20일, 2022년 2월8일과 3월25일 네 차례 정시 배차를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시말서를 썼다. ‘정시 배차를 맞추다가 사고 날 뻔했다’고 항의하다 노무차장에게 “버스 기사 자격이 없다” “형편없는 사람이다” “인간 같지도 않다”는 폭언을 들었다. 구씨는 2022년 4월부터 불면증, 적응장애 치료를 받았다. 그해 7월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요양급여를 신청했지만 공단은 “발병에는 업무적 요인보다 개인적 요인이 더 영향을 줬다”며 거부했다. 회사는 그해 8월 구씨에게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했다.
그러나 법원은 구씨가 공개된 장소에서 질책을 들으면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이로 인해 적응장애가 발생해 업무상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봤다. 법원은 “배차 정시성 준수가 교통상황이나 다른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지 않고 오로지 버스 운행사원의 개인적 노력만으로 달성할 수 있는 과제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노무차장 발언도 “통상의 정도를 넘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초래하는 상황으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대중교통은 승객과 시민 전체의 안전과 직결되므로 버스 운행사원에 대해 교통체증, 난폭운전과 같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환경에서 보호해야 한다”며 “운행 업무와 관련한 배차 정시성 평가를 시행하는 경우에는 공공서비스 제공자인 운행사원에 대해 충분한 협의와 실질적 숙의를 거친 합리적 방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씨는 현재 부동산 중개보조원으로 일하고 있다. 이 일을 겪은 뒤로 운전을 하는 건 트라우마가 됐다. 그래도 구씨는 “동료들의 처우가 개선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회사와 복직 가능 여부를 다퉈볼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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