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실 [세상 읽기]당신은 정말, 부끄럽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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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길중 작성일25-08-01 00:34 조회3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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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시로 꼽히는 윤동주의 ‘서시’ 중 이 구절은, 낙마한 이들 또한 한때는 마음에 새겼을 법한 문장이다. 그러나 그들은 세 가지 부끄러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첫째는 부끄러운 행위를 한 것, 둘째는 잘못한 게 없다고 주장하면서 인정하지 않은 것, 셋째는 진심으로 제대로 사과하지 않은 것이다. <중용(中庸)>에 나오는 “지치근호용(知恥近乎勇)”은 “부끄러움을 아는 것은 용기에 가깝다”는 말이다. 그들이 비록 늦었더라도 자신의 부끄러움을 직시하고 과오를 솔직하게 인정하며 국민 앞에 제대로 사과하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용기가 아닐까 싶다.
한자 ‘부끄러울 치(恥)’는 마음(心)을 귀(耳)로 듣는 형상이다. 부끄러움은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 찾아오는 감정이다. 하지만 개인의 윤리의식만으로는 사회의 부정의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몇년 전 ‘정의’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 고리를 던져 성공하면 돈을 주는 게임에서, 감독관이 없자 참가자 절대다수가 선을 넘어 던지는 부정행위를 저질렀다. 그 이유는 “남이 안 보니까. 돈이 걸려 있으니까”였다. 이는 제도적 통제가 없다면 인간의 욕망은 쉽게 도덕적 경계를 넘어선다는 냉엄한 현실을 보여준다.
따라서 부끄러움을 개인의 도덕적 결핍으로만 돌릴 것이 아니라, 더욱 투명한 감시와 책임 시스템을 갖춘 사회 구조가 필요하다. 먼저 부끄러운 행위를 할 수 없도록 만드는 사회 시스템, 곧 부정이나 비리, 비윤리적 행위를 해도 적발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깨는 구조가 마련되어야 한다. 그 적발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방법은 바로 내부 공익제보의 활성화다.
이번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갑질 논란도 전 보좌관의 제보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일반 직장은 물론, 대학 사회나 정치권에서는 상급자나 동료의 문제를 드러내기가 결코 쉽지 않다.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내부제보를 ‘고자질’이나 ‘배신’으로 보는 편견이 존재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어린이날 기념사에서 “왕따나 학교폭력을 선생님께 이야기하는 것은 민주시민의 기본자세”라고 말했다. 침묵은 부끄러움을 가리기보다 사회 전체를 병들게 한다는 점에서, 부끄러움을 드러내는 용기를 북돋우는 사회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 제보자에 대한 보다 강화된 보호제도, 특히 보복에 대한 강력한 대응 장치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부끄러운 행위에 대한 사회적 제재도 확실해야 한다. 국회의원의 갑질 행위, 교수의 논문 표절, 공직자의 불법 재산 증식 등에 대해 훨씬 강력한 징계가 필요하다. 특히 국회의원 윤리 문제는 의원들끼리 서로 감싸는 현재 구조로는 개선이 어렵다. 윤리특별위원회를 상설 기구로 전환하고, 시민이 참여하는 ‘의회 윤리 배심제’를 도입해 동료 의원이 아닌 국민의 눈으로 심사하게 해야 한다. 배심단의 판단을 윤리특위가 존중하고, 본회의와 직접 연계하는 제도화가 필요하다.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움을 느낄 만큼 섬세한 시인의 부끄러움까지는 아니더라도, 공직을 맡으려는 이들이라면 스스로 늘 물어야 한다. “당신은 정말, 부끄럽지 않습니까?”
자본시장 활성화를 저해하는 불공정 거래를 ‘칸막이’ 없이 잡아내기 위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이 30일 출범했다.
권대영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합동대응단 현판식에 참석해 “주가조작 척결은 주식시장 신뢰의 시작”이라며 “적발된 주가조작범은 경제적 불이익은 물론 자본시장에서도 퇴출시키겠다”고 말했다.
‘코스피 5000’을 목표로 내건 이재명 정부는 국내 증시 활성화를 위해 불공정 거래를 엄단하겠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한국거래소를 찾아 “주식시장에서 장난치다가는 패가망신한다는 걸 확실하게 보여주는 첫날로 삼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금융위,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가 모두 참여하는 합동대응단은 그간 기관별로 분산된 조사·심리 기능을 합친 것이 특징이다. 권 위원장은 “세 기관 사이를 가로막던 공간적 분리, 정보 칸막이, 권한 분산을 모두 제거했다”며 “합동대응단이 사용할 시장감시 시스템도 진화하는 범죄 기법을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판단하고, 주가조작범 개인을 직접 추적하는 구조로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최근 NH투자증권 직원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권 위원장은 “최근 자본시장의 직접 참여자인 금융사 임직원이 연루된 불미러운 사태는 일벌백계로 엄벌하겠다”며 내부통제 강화를 당부했다.
현재 4건가량 사건을 조사 중인 합동대응단은 불공정 거래 전력이 있거나 대주주 등이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한 사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권 위원장은 “합동대응단이 우리 자본시장의 새로운 시대를 연다는 각오로 조사 업무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광복절을 앞두고 대통령의 특별사면이 단행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는 민생사범들을 중심으로 사면이 있을 거라는 소식이 주로 전해진다. 생계형 범죄자를 비롯해 민생사범들을 중심으로 사면하겠다는 것이야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런데 이번 특별사면에서, 윤석열 정부에서 탄압을 받았던 이들은 사면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소식도 같이 들린다.
‘윤석열 불의’로 인한 피해 외면 말아야
대통령의 특별사면은 신중하게 단행되어야 한다. 사법 절차를 밟아서 유죄가 확정된 이들을 대통령이 자의적인 판단으로 사면해주면 사법 정의는 실종되기 마련이다. 이전 정부들에서 비리 정치인이나 재벌을 비롯한 경제계 인사들은 대통령 사면의 ‘단골손님’이었다. 그러다 보니 대통령의 사면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았다.
하지만 지금은 민주화 이후 최악의 대통령과 정권을 겪은 뒤라는 시점을 고려해야 한다. 윤석열 정권은 권력을 사유화하는 것을 넘어 공권력을 극심하게 남용했다. 감사원,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국토교통부와 공정거래위원회까지 동원했다. 검찰은 칼날을 무자비하게 휘둘렀다. 그러니 ‘검찰 독재’라는 말이 지나치지 않았다. 그러다가 군을 동원한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게 윤석열 정권이다.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을 정상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이재명 정권은 출발했다. 검찰개혁을 비롯한 윤석열 정권의 독재 정치를 위해서 동원된 권력기관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일이 우선 과제다. 그런 의미에서 불의한 권력의 행사로 인한 피해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윤석열 정권이 저질러 놓은 불의를 시정하는 일에 대통령의 사면권이 행사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안전운임제’가 2022년 말로 끝나게 되는 상황에서 화물연대가 파업에 돌입하자 두 차례에 걸쳐서 국토교통부 장관은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업무개시명령은 화물자동차 운수종사자에 대해서 형사처벌과 행정제재를 무기로 업무를 개시하게 하는 것이다. 사실상 강제노동을 강요하는 짓이다. 헌법,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위반 등의 문제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거침없이 이런 일을 저질렀다. 이런 건설노조와 화물연대에 대한 탄압으로 노동자들은 후퇴된 노동조건과 위험을 감내해야 했다.
2023년 2월21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건설노조에 대해서 ‘건폭’이란 표현을 써가면서 탄압을 지시했다. 대통령의 지시가 떨어지기 무섭게 검경은 수사에 착수해서 2000명이 넘는 노동조합 간부와 조합원들을 소환 조사했다. 이 중 40여명은 구속시켰다. 건설노조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은 21회에 달했다. 건설노조의 모든 활동을 불법화했다. 이런 탄압에 맞서다 건설노조 양회동씨가 분신 자결하는 불행한 일도 일어났다.
그들 사면복권은 정의 바로 세우기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경우는 대표적인 검찰 권력의 남용 사례다. 조국 전 대표의 일가족 등 6명에 대해 압수수색만 70번이나 진행됐다. 혐의가 나올 때까지 파고 또 파는 먼지털기식 수사는 끔찍했다. 범죄 혐의에 대한 수사를 넘어 가정을 파탄시키려고 작정하고 덤벼드는 검찰 앞에 조국 전 대표와 같은 힘 있는 이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드러났다. 견제되지 않는 권력은 쉽게 폭력적인 무기로 둔갑할 수 있다는 것을 여실하게 보여준 사건이다. 다른 사례로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의 경우를 들 수 있다. 2008년 선거법 위반으로 해직된 교사들의 공무담임권 회복 차원에서 특별채용한 것이 문제가 되어 직권남용죄와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유죄를 선고받고, 교육감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윤석열 정권에서 법과 공권력의 남용을 통한 피해 사례는 부지기수로 많다. 위의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반면 대통령과 그 가족들, 대통령과 친한 인사들이 저질렀던 수많은 범죄들에 대해서는 검찰이나 다른 권력기관들은 애써 외면했다. 이런 이중잣대로 법의 권위를 무너뜨렸다.
권력의 남용으로 피해를 당한 이들에 대한 사면복권은 정의를 바로 세우고, 무너진 법의 권위를 회복하는 일이다. 아울러 권력을 남용해 인권 탄압이나 정치 탄압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선언하는 일이다. 공권력 남용으로 수감 중인 피해자들이 풀려나고, 피해자들의 권리가 회복되는 특별사면. 이번 8·15 특별사면이 그런 사면이기를 기대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희대의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밀착 관계였다는 의혹을 해명하려다 피해 여성 중 한 명이 “내 리조트에서 훔쳐 간 직원이었다”라고 말했다. ‘엡스타인 파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는 중 트럼프 대통령이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에서 귀국하던 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에게 “그(엡스타인)가 나를 위해 일하던 직원들을 데려갔다”며 이 때문에 화가 나서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엡스타인 출입을 금지했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엡스타인이 데려갔다는 직원 중에 젊은 여성이 있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대답은 예스다. 그들은 스파에서 일했다”라면서 “그게 스파에서든 아니든 우리는 직원을 데려가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이어 엡스타인이 데려갔다는 여성 중에 버지니아 주프레가 포함됐는지 묻는 말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녀가 스파에서 일했던 것으로 안다. 그들 중 한명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가 그녀를 훔쳐갔다”고 답했다.
주프레는 엡스타인을 포함한 주변 인물이 미성년자 성매매를 알선했다고 폭로한 핵심 인물이다. 주프레는 10대 시절 엡스타인 측근을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만났다고 증언했다. 그는 최근인 올해 4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앞서 알려진 주프레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17세였던 2000년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직원으로 일하던 중 엡스타인의 동행 안마사 자리를 제안받았다. 주프레는 안마사로 고용된 후 엡스타인의 부유한 지인들과 강제로 성관계를 갖도록 두 사람에 의해 그루밍(길들이기) 범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주프레가 당시 미성년자로서 강제로 성관계를 맺었다고 폭로한 유력 인사 중에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 왕자도 포함됐다.
NBC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을 “충격적인 고백”이라고 지목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엡스타인을 둘러싼 의혹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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